Book Story 2.0/Reading & Column 2006/05/23 13:40 Posted by bizbook

얼마 전에 시골집에 다녀올 일이 있어서 주말에 내려갔다 왔다. 어릴적 사용했던 내 방은 창고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예전 앨범을 찾으려고 들어갔다가, 오래 전에 읽었던 책들이 책꽂이와 책상에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책이 집 수리를 하면서 방치되어 몇 박스 분량이 곰팡이 쓸어서 버려지고 그나마 지금 남아 있는 책들도 노랗게 빛바랜 모습으로 남아 새로운 감회를 줬다. 예전에 읽던 책들이 대부분 소설쪽이었으며, 예전에 읽었던 책들의 제목이 눈이 띄었다. 생생한 묘사에 움찔했던 [단종애사], 헤르만 헤세의 책들, [노르웨이의 숲],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 등등....



몇 권을 살펴보면서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면서 오래된 책 특유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곰팡이 쓸어서 냄새가 나는 책이면서도 친숙하고 향수를 일으키는 책의 향기는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Digital & Analog

요즘처럼 IT 기술이 발전하고 급속하게 신기술이 개발되는 시대는 이전에는 없었다. 몇 년 전인가 MS의 빌 게이츠가 E-Book Reader라는 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적이 있다. 종이로 된 책이 아닌 전자기기로 구성된 전자책을 통해서 책을 읽을 수 있으며 이가 곧 독서의 미래인양 각종 매체에서 수 많은 기사와 장미빛 전망을 쏫아냈다. 그러나 결과는 현재 그 명맥만이 유지되고 있으며, 인터넷에서는 e-book이라는 형식(대부분 PDF의 형식으로)으로 배포가 되고있다.



물론 최근에 기술의 발전으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개발되어 이런 e-book reader 가 출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오직 종이로 된 책이 주는 향기이다. 지금 세대가 아무리 디지털 기기에 거부감이 없고 익숙하다고 해도 책이 없어지거나 수십년내에 박물관에나 전시되는 시대가 오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digital로 대체될 수 없는 책의 analog적 감수성이 현대인의 DNA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책의 감수성

책이라는 매체를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분석을 통해서 바라보는 시각은 아직은 시기상조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DNA 속에 수백년, 수천년에 걸쳐 이루어진 일들에 대한 기억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어서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면서도 과거의 향수를 무의식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와인의 경우를 살펴보자. 흔히 와인하면 유리병과 코르크 마개, 그리고 그 종류를 셀수도 없을 정도의 다양한 빈티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지만 과학적으로는 이런 용기 보다는 알루미늄 캔의 형태로 보존하는 것이 맛과 향에서 월등하다고 하며, 실제로 캔으로 판매가 되기도 한다. 캔이 가져다 주는 편익은 보관과 운반이 편리하고 어디서나 마실 수 있음에도 사람들은 이미 기억속에 와인이라는 단어에 과거의 기억을 배반하려고 하지 않는다.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보급되면서 책이 주는 용도가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얼마전에 읽어본 [디지로그]라는 책에서 이러한 부분을 명확하게 해 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그 책은 디지털에 녹아있는 아나로그적인 내용을 정리하는데 그쳤다.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즉시성은 정보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책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극복한 최고의 장점이다. 즉, 책이나 인쇄매체의 경우는 정보를 수집하고 편집해야 하며 이를 인쇄, 배포해야 하는 단계가 필요한데, 인터넷은 이런 절차를 상당부분 간소화하여 빠른 시간안에 독자에게 전달할 수 가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이 아무리 빠른 시간에 양질의 정보를 전달한다고 해도 책이 주는 감수성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전자기기(대부분 컴퓨터라는 기기)를 통해서 보게 되는 정보는 빨리 받아볼 수 있을지 몰라도 신문을 통해서 보거나 책을 통해서 느끼게 되는 종이에 의한 매력이 없다. 매일 배달되는 신문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만 보아도 이는 명확해 진다. 종이를 침발라가면서 한장 한장 넘기면서 느끼는 느낌을 어찌 모니터에서 훍어보는 느낌과 비교할 수 있을까?



책의 향기

책에서 느낄 수 있는 향기는 종이가 주는 향기뿐만 아니라 지식과 여유의 향기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 습득하는 지식은, 인터넷의 특징처럼 지나치게 빨라서 집중해서 습득하기 난해하다. 짧은 지식이나 정보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사고의 폭을 넓히거나 집중력을 기르는데는 부족한 감이 있다. 이렇듯 책은 우리에게 상상력이라는 선물과 함께 다양한 향기를 전달해 주는 매체이다. 책과 가까이 하면 할 수록 그 향기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차 한 잔의 여유와 함께 책이 주는 향기를 같이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 하루 책의 향기에 빠져보자.

2006/05/23 13:40 2006/05/2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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